[취재노트] '이익 공유' 포장해 민간에 떠넘기지 말라
[취재노트] '이익 공유' 포장해 민간에 떠넘기지 말라
  • 이한익 기자
  • 승인 2021.01.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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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로 많은 이득을 얻은 계층이나 업종이 이익을 기여해 한쪽을 돕는 다양한 방식을 우리 사회도 논의해야 한다"며 "코로나 양극화를 막아야 사회경제적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익공유제를 강제하기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호황을 누린 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내놓아 불평등을 줄이자는 취지로 읽혀졌다. 이후 구체적으로 배달의민족,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비대면 기업과 반도체·가전으로 매출이 늘어난 삼성, SK, LG와 같은 기업들이 대상 기업으로 거론됐다.

당장 야권에서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최형두 국민의힘 대변인은 "사실상 강요이면서 '자발적 참여'라니 형용모순 화법"이라며 "이익공유제는 준조세나 다름없고 법에 없는 법인세를 기업에 물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코로나로 힘든 와중에 정당한 방법으로 이윤을 창출한 기업과 국민들의 희생 강요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정권의 발상, 참으로 무섭다"며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것이 혹시 여당의 숨은 의도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비꼬았다. 오신환 전 의원은 "전두환 일해재단 모금하듯 기업 돈을 거둬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또 다시 광을 팔 심산인가"라고 꼬집었다.

재계에서는 기업의 이익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자금 비축과 함께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돌아가야하는데 주주들 동의없이 함부로 나눠준다면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수 성향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친문 성향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여당 대표가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상황에서 이것을 '자발적'이라고 받아들일 기업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이익공유라 쓰고 세금추가징수라 읽게 된다", "이런 식으로하면 언택트 관련 산업이 죽는다", "K공산당이 따로 없다"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민주당은 이익공유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세액 공제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론이 더 나빠지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4일 전두환 시대 일해재단과 박근혜 정부의 미르재단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이 걱정하듯 기업 목조르기 팔 비틀기 할 생각도 의지도 없다. 걱정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발성을 아무리 내세워도 공권력이 주도하면 기업은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일해재단 청문회에서 "시류에 따라 편히 살기 위해서 마지못해 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일해재단도 1983년 버마 아웅산 폭발사고 유가족 지원 명목으로 설립됐다.

지난해 비대면 서비스 관련 기업들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19사태가 언택트 흐름을 강화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해서 이로인해 어떤 기업이 어느정도 이익을 올렸는지 따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형평성 논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실효성에 의문 부호를 찍는 의원들이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정부와 여당이 국민이 부담한 혈세를 갖고 대책을 강구할 사안이다. 결코 민간 기업에 떠넘길 일은 아니다.

이미 정부는 558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회복 등에 쓰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예산안이 통과된 지난달 2일 문 대통령은 "2021년 예산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담았고 민생경제 회복과 고용, 사회안전망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558조원에 달하는 2021년 예산을 토대로 내년 우리 경제의 회복과 반등을 반드시 이루어내도록 진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배 아픈' 일부의 표심을 얻으려 '얕은 수'를 쓰지말고 어려운 상황에도 실력을 발휘한 기업들이 더 성장하도록 발판을 보다 튼튼히 마련해줘 장차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도록 하는 것이 정도다. 코로나사태로 직장을 잃은 실직자나 폐업하거나 매출이 사라지다시피한 자영업자들은 수입이 끊겨 살아갈 의욕마저 잃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배 고픈' 국민들을 잘 보듬는 것이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절대 의석을 확보한 집권여당 대표가 추구해야할 양극화 극복 방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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